• HOME
  • For Members FAQ/Q&A
  • 헤드헌팅 관련 지식정보

헤드헌팅 관련 지식정보

경기침체, 정부와 대기업의 책임

커리어앤스카우트 2012-11-17

산업 현장에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는 외신 기사도 나왔다. 얼마전 실시된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조건이 월급쟁이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대 60개월치 급여에다 억대 인센티브를 얹어준다는데도 신청자가 대상자의 4%인 100여명에 불과했다. 나가서 일자리 구하기 어려울까봐 바짝 움츠리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감원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가 나아지기는 커녕 감원→소비감소→매출감소→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한 금융사 임원은 무엇보다 대기업의 행태를 거론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대기업들이라도 돈을 더 써줘야 하는데 오히려 줄인다. 이러니 경기가 더 위축되는 것 아니냐” 실제 삼성 계열사들은 지난 9월부터 회식할 때 ‘한 가지 술로 1차만 마시고, 아홉 시 전에 끝낸다’는 119 절주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법인카드 사용액은 작년보다 30%정도 줄고 있다고 한다. 재계에는 이런 긴축 분위기가 확산되는 조짐이다.

물론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의 경우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경우 당장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그래도 안되면 감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소소한 회식비까지 줄이면서 돈줄을 죄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과거 화환을 주고받지 말자고 캠페인을 벌이면서 꽃 재배농가로부터 호된 항의를 받은 어느 대기업 임원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중의 하나는 적당하게 돈을 쓰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1998년 외환위기때 이규성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자꾸 좋다고 해야지 나쁘다고 하면 정말 더 나빠진다”고 자기실현적 표현을 경계했다. 정부의 고위직은 뭔가 경기를 살려보려고 ‘좋다’거나 ‘좋아진다’는 식으로 자기실현적 거짓말도 하게 마련이다. 

사실 기업들은 더 솔직하다. 정치권에서 집중 논의되는 ‘경제민주화’ 등으로 시야가 불투명하자 필요이상으로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경향도 있지만 엄살이라고 몰아칠 수도 없다.

분명한 것은 대기업들이 어렵다고 긴축을 세게 할수록 분위기는 냉각될 것이란 점이다. 연쇄적으로 긴축 분위기가 보다 작은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에게 감염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경영자는 대기업들이 이렇게 어려울 때 예컨대 재래시장 상품권을 직원들의 급여중 일부로 지급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악화되는 경기를 선순환으로 올려놓는 이런 조그만 제스처라도 아쉬운 때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이나 재계의 노력만으로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요즘 정부의 리더십이 절실해진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고용안정시스템으로 대처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법적으로 명문화된 조업단축지원지원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의 다양한 고용안정책을 펴서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을 막았다. 그 결과 독일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다른 유럽국가와 달리 경제가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노동계, 재계, 정부 대표자들이 모여 ‘노사정 위원회‘를 구성해 고용과 경제 안정을 도모한 적이 있다. 정부가 나서 노동계와 재계를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로 경기침체의 충격에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임기말의 대통령과 정부의 리더십은 실종상태다. 내년초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한국호라는 배는 사공없이 침체로 빠져들 전망이다. 대선주자들은 일자리 몇개 만들겠다는 공약보다 이런 합의를 도출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