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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자 채용 열풍에 외면받는 인문계 출신

커리어앤스카우트 2013-03-14


고졸자 채용 열풍에 외면받는 인문계 출신

 

공공기관 대부분 직업특성화고로 지원자격 못박아…인문계 출신자 '차별 속 차별'


중앙정부와 공공기업, 민간기업이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부분 특성화 고졸자만으로 한정해 채용전형을 제공하고 있어 '차별 속 차별'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언론도 중앙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의 고졸 채용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차별 사회를 시정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홍보하고 있지만 인문계 고교 졸업자들은 고교채용 전형에서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고 스펙 초월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34만여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공공기관을준비하는사람들의모임 카페에 따르면 우리나라 288개 공기업 중 일반 고등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채용 전형을 시행하는 공기업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대부분 공기업은 지원자격으로 직업특성화고 관련학과 졸업자로 한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2년 고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서 200명의 6급 정규직을 채용하겠다고 공고하면서 '직업특성화고(마이스터고/ 종합고 포함) 모집분야 관련학과 졸업자'를 지원 자격으로 내세웠다. 특히 '종합고의 경우 인문계 과정(보통과) 졸업자 제외'라고 적시해 인문계 고교 졸업자는 아예 지원조차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국도로공사도 2013년도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을 공고하면서 사무, 토목, 전기, 조경, 기계설비, 정보통신 등의 분야 인력의 지원자격으로 "최종학력이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의 선발분야 관련학과 졸업자"로 한정시켰다.
 
교육과학기술부 특성화고 취업촉진팀이 지난 한해 동안 파악한 공공분야 고졸자 채용 현황에 따르면 약 1730여명의 직업특성화고 졸업자들이 인턴 및 정규직에 채용됐다. 중앙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과 관련 직무를 중심으로 약 300여명을 선발 예정할 것이라고 공고했다.

민간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철강, 기계 등 회사와 관련있는 분야의 마이스터고 우수 재학생을 대상으로 우선 채용하는 형식으로 고졸자 3100명을 채용했고, 삼성도 지난해 2월 마이스터고 출신 200명을 채용했다. 현대자동차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9개 마이스터고 학생 1000명을 정규직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업특성화고의 채용 열풍이라고 할 만큼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이 같은 현상은 이명박 정부의 추진 성과이기도 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공약으로 마이스터고 설립을 내세워 직업교육을 강화해 고졸 취업 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고 퇴임 연설을 통해서는 "학력중심 사회를 지양하고 능력중심 사회를 열기 위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신고졸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고등학교 졸업자는 고교 채용 바람에 소외돼 있다.
 
정부는 채용 과정에서 고졸자의 직무 연관성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반 고등학교 졸업자는 직무에 관련된 자격증(전기공사, 토목 등)을 보유한 인력이 많은데도 직업특성화고로 지원자격을 못박아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무 연관성과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무직도 직업특성화고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일반고 졸업자들이 공공기관에 채용할 기회는 전무한 상황이다.
 
직업특성화고로 지원자격을 제한한 것뿐만 아니라 출신학교 학교장 추천을 받은자로 지원을 한정하면서 검정고시 출신 일반고등학교 졸업자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또다른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한 최모씨(27)는 지난 한해 세곳의 공공기관 고졸 채용 전형에 응해 모두 2차 면접까지 통과했지만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최씨가 지원한 공공기관은 그나마 일반고등학교 졸업자도 응시자격이 있고, 학교장 추천이 필요없는 곳이었지만 결국 최종 합격자는 마이스터고 졸업자들이 주인공이 됐다.
 
최씨는 "언론에서는 고교 채용 시대라고 떠들고 있지만 저 같은 사람들은 특성화고라는 지원자격 때문에 지원부터 하지 못하는 경우도 대부분이고, 검정고시 출신은 학교장 추천도 못받는 등 또다른 차별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마이스터고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정부 부처에서 성과위주로 채용을 독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비판했다.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성별, 신체조건, 학벌, 연령 등에 대한 불합리한 제한을 금지토록 권고하고 있지만 고교 채용 바람 속에 이 같은 지침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일반 고교 졸업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인재경영과 관계자는 "고졸자를 채용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직무와의 연관성"이라며 "고졸 채용의 취지는 대졸자를 뽑아서 낭비하는 비용을 줄이고 훈련된 고졸자를 뽑는다는 것인데 인문계 졸업자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지난해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이고 지원 자격을 폭넓게 하라고 권고했지만 그 대전제는 직무 연관성"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별적인 기관의 채용 문제와 관련해 '왜 특성화고만 지원하도록 했느냐'고 따지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 양호경 정책기획팀장은 "직업특성화고의 여건이 워낙 열악해서 곧바로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지원자격을 특정 고교로 지정해 지원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지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성공시키려고 하는 행태의 연장선상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